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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했다.”그런 까닭으로 여기서 선생을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겠소?”무영객은 더한층 음침맞

은 음성으로 앙천 대소했다.”우후후후‥‥‥ 흥! 흥! 그대들은 다시 한 번 심사 숙고해 보는

게 어떨까?”제일명의 백설같이 흰 눈썹이 찡긋하고 위로 치올라갔다.왼손에 잡고 있는 하얀

총채를 약간 흔들면서 소리를 벌컥 질렀다.”우리더러 뭣을 어떻게 하란 말이오?”무영객은

상대방을 무시한다는 듯, 여전히 하늘을 우러러보며 야유에 가까운 웃음소리를 터뜨렸다.

“히히히‥‥‥ 히히! 그대들 두 파(派)가 꼭같이 천하제일방에 귀순하란 말이지!”매소천이

태연 자약하게 웃어 넘겼다.”핫! 핫! 핫! 방주 선생의 다만 한 마디 말을 듣고‥‥‥그렇게

간단히 ‥‥‥?””그대들은 잊어버렸는가? 내가 손을 한 번 쓴다는 것은 곧 그대들의 죽음

을 의미한다는 사실을?””와하하! 핫! 핫! 핫!”매소천의 우렁찬 웃음소리가 여운을 길게 뽑으

며 한동안 밤하늘 시커먼 공기를 진동시켰다.무영객의 시커먼 옷자락이 가볍게 휘날렸다.

얼굴을 가리고 있는 시커멓고 얄따란 헝겊도 약간 바람에 흔들리듯 떨렸다.찌렁찌렁 울리는

음성으로 호통을 쳤다.”뭣 때문에 그렇게 웃기만 하고 있다는 건가?””흠! 내가 청성파의 영도

자 하나쯤을‥‥‥ 내 말이 농담이 아니라는 표본으로 보여 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건가?”

무당파의 영도자 제일명이 오른손에 잡고 있던 도목검을 한 번 멋들어지게 휘둘렀다.

쌩쌩 바람 소리를 내면서 너털웃음을 쳤다.”허허허! 헛! 헛! 무당파와 화산파가 그대의 소원

대로 되지는 않을걸!””그대들 둘이서 힘을 합쳐 동시에 덤벼들면, 나를 막아낼 성싶은가?”

“흠! 우리도 그대가 생각하고 있듯이, 그렇게까지 쓸모 없는 인간들은 아닐걸!”이번에는 무

영객이 앙천 대소할 차례가 되었다.쩌렁쩌렁 울리는 음성이 처절하고 무시무시했다.”와하

하! 핫! 핫! 핫!”그 웃음소리는 나뭇가지를 흔들고 선당 지붕 꼭대기 기왓장을 흔들었다.푸른

대나무 가지 위에서 잠들어 앉았던 몇 마리 새들이 웃음소리에 깜짝 놀라 훌쩍훌쩍 날개를 펴

고 날아 달아나려고 했다. 그 몇 마리의 새들은 일 장도 채 못 되는 밤하늘로 솟구쳐 올랐다가,

별안간 푸득푸드득 소리를 내며 땅바닥에 화살이 내리 꽃히듯 떨어져서 그대로 죽고 말았다.

한 번 힘껏 웃어 젖히면 새들도 찍소리를 못하고 죽어 버리는 무영객의 무시무시한 음성.

그것은 실로 불가사의한 힘을 가진 놀라운 음성이 아닐 수 없었다.38. 구세주처럼 나타난

주육화상무영객의 괴상한 웃음소리.산을 흔들고 나무를 흔들고 집을 흔들고 새를 죽여 버리

는 끔찍한 웃음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