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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아! 말해 봐! 네놈은 뭣 때문에 가끔 넋을 잃고 저 누각 위 높은 곳을 치올려다보고 있느

냔 말이다! “뭣 때문이냐고?소년이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인가?그 한 조각의 가벼운 보랏

빛 구름 같은 미모의 아가씨를 그리워하고 연정을 느끼고 있다고 ! 소년이 감히 이렇게 솔직

히 대답할 수 있을 것인가?정여룡은 소년이 아무 대꾸도 하지 않는지라 또 한바탕 징글맞은

냉소를 터뜨렸다.”히히히‥‥‥ 히히‥‥‥ 이놈아! 저 봉명루는 우리 봉명장에서도 아무

나 함부로 넘겨다볼 수 없는 금단의 지역이란 것을 네놈도 잘 알고 있을 테지? 그런데 감히

짐승의 새끼로 태어난 사람 같지 않은 놈이 엉뚱한 배짱을 먹고, 저 높은 누각을 힐끔힐끔 올

려다보고 있다니, 그게 될 법한 일이냔 말이다!”활수검 정여룡은 몸을 홱 돌이키고 추상 같

은 명령을 내렸다.”게 아무도 없느냐? 이 짐승 새끼를 당장 형당에 끌어다 가둬 두어라! 내가

밤에 다시 고문을 할 테니 ‥‥‥‥”‘형 당?’소년의 머리 속에는 번갯불이 번쩍 하고 스쳐 나가

는 것 같았다. 그는 이 봉명장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감히 함부로 이곳저곳 돌아다니지 못했

다. 그러나 단지 한 가지, 이 봉명장의 관례로서, 무릇 어떤 사람이고 한 번 형당으로 끌려간

사람치고, 살아서 나온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는 사실만은 알고 있었다.소년이 그런 생각

을 더 하고 있을 만한 겨를도 없었다. 젊은 장주의 명령 한마디에 어느 틈엔지 우락부락하게

생긴 장정 네 사람이 쏜살같이 우르르 달려들었다.놈들은 똑같이 가뜬한 옷차림에, 등엔 저

마다 무기를 메고 있었다. 소위 이 봉명장에서 형당사호(刑堂四虎)라고 일컫는 놈들이었다.

제일 앞장을 서서 달려든 놈은 허성(許誠)이라고 했다.”헤헤헤‥‥‥헤헤‥‥‥”놈은 징글

맞은 음성으로 한바탕 웃어 젖히더니, 당장에 손가락을 꼿꼿이 뻗쳐서 소년의 급소인 연

혈(軟穴)을 찔러서 실신케 했다. 재미있는 일이라도 생겼다는 듯 조롱 비슷한 말투였다.

“흥! 사람 축에도 못 끼는 짐승 새끼가 엉뚱한 배짱을 먹고 있으리라곤 정말 꿈에도 생각

지 못했는걸! 흥! 병신이 육갑한다더니·‥‥ 네 이놈! 어디 오늘 밤에 좀 견뎌 봐라!”

말을 마치자 놈은 소년을 덥석 움켜잡아 일으켰다.마치 병아리 한 마리를 움켜잡았다는

듯, 나머지 삼호(三虎)란 세 장정 녀석들을 시켜서 소년의 몸을 질질 끌며 형당 쪽으로 사

라져 버렸다.형당!이 봉명장 형당 안에서는 얼마나 많은 무예계 사람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어 없어졌는지 모른다. 봉명장에 살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