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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니까, 그 의표를 찌르는 거야……”세메셀라에서의 하룻밤이 밝고, 계속 입었던 것과

는 다른 수수한 색의 옷으로 갈아입은 센리가, 크게 펼쳐진 지도를 내려다보면서 진지

한 목소리로 말한다.그 말은 언데드를 추적하기 위해 배운 지식을 정반대의 목적에 사

용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센리의 목소리에 망설임은 없다.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신

경이 쓰인는 것은 다른 곳이었다.”센리……왜 안경 쓰고 있는거야……””……변장. 도수가

없는 거지만……내 머리와 눈 색깔은 너무 눈에 띄니까”센리는 갈색 테두리의 안경을 쓰

고 있었다, 보라색 눈동자가 얇은 렌즈 너머로 진지하게 나를 보고 있다.하지만, 소재가 좋

아서인지, 쓰기 전과 거의 인상은 변하지 않았다. 애초에, 안경을 쓴 것만으로 머리와 눈의

색을 속일 수 있을 리 없다.어울리지만……진심으로 하고 있는 걸까. 피를 마시고 싶다.

그야 너무 수상해서 두꺼운 로브와 후드로 항상 모습을 감추고 있을 수는 없겠지만, 종언 기

사에게 변장의 센스는 없는 것 같다.센리가 나에게 사준 것은, 회색 외투였다. 검은색이 좋았

지만, 흡혈귀는 검은색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그 점의 카모플라주의 의미도 있는 것 같다.

문외한인 나로서는 따를 뿐이다.센리가 가리킨 것은 세메셀라가 맞대고 있는 큰 강을 넘는

루트였다. 나 혼자서는 틀림없이 정할 수 없는 길이다.물줄기는 세고 수심은 몇 미터나 되고

, 굵은 석조 다리가 걸려 있다.작게 숨을 삼키는 나에게, 센리가 머뭇머뭇 확인한다.”믿어줄래?”

“이미……진작에, 일련탁생이야. 센리에게는, 정말로 감사하고 있어”이 세계는 아무것도

모르는 흡혈귀가 살아남기에는 너무 험난하다.처음에 센리에게 피를 받았을 때, 나에겐 혼

자서 도망친다는 수도 있었다. 그때의 동요하고 있던 센리는 내가 도망쳐도 쫓아오지 않았

을 것이다.하지만, 에페와의 교섭이라고 하는 리스크를 지고, 센리를 아군으로 삼을 수 있는

길을 선택해서 정말 다행이다.그때의 나는 흡혈충동을 충족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의 피뿐이

라는 사실조차 몰랐다.나는 지금, 가장 생존에 적합한 길을 선택하고 있다.”……괜찮아. 이

것도, 종언 기사가 해야할 일”센리는 내 말에, 눈을 내리깔고 말한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평소보다 조금 상냥하고, 조금 서글픈 울림이 있었다.아직, 센리에게는 망설임이 있다. 총

명한 그녀는 알고 있을 것이다.지금, 아무리 사이좋게 지내도, 내가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고

해도, 내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괴물이라는 것을.센리가 없어지면, 나

는 누군가 다른 사람의 피를 빨아야 한다.그렇지 않아도, 나에게는 수명이 존재하지 않는다.

길이 갈라질 때가 반드시 온다. 그러니까, 나는 어떻게든 그녀를 속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녀에게 나를 돕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메리트는 존재하지 않는다. 흡혈에 의해 느끼는 성

적 쾌감도 메리트는 되지 않을 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