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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섯 명의 비단 화의를 입은 삼, 사십대의 중년인들은 모두 침중한 얼

굴을 하고 있었다. 그중 사십대 후반의 부드럽고 단아한 인상의 중년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의 몸에서 은근히 사람을 압도하는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

으며 수염과 머리카락은 윤기가 흐르고 있었다.그가 바로 현 오대 세가의 수위

인 남궁 세가의 가주, 첩혈객(捷血客) 남궁자운(南宮滋韻)이었다.”그 말이 사실

인가?””네, 가주(家主)님.””우리끼리 있을 때는 가주라는 말은 하지 말게나, 그냥

형님이라 불러라.””네, 형님.”그의 말에 삼십대 중반의 짧은 수염을 기른 약간 마른

체형의 중년인이 대답했다. 그의 말로 들어 볼 때 이들은 형제임을 알 수 있다. 그

는 남궁자운의 배다른 동생으로 첩의 아들이다.어릴 때 어머니를 여의었지만 배가

다르다는 이유로 구박을 받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워낙에 정실의 아들과 딸들의

성격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는 평소에 조용한 성격이나 검을 들었을 때는 마치 태

풍과도 같다 하여 사람들은 그를 일풍검협(一風劍俠) 남궁제룡이라 부른다. 별호

에 협 자가 붙은 이유는 그의 성품이 정대하기 때문이다.”이건, 모두 장 사형

이 세가에 돌아와서 생긴 일입니다.””셋째!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느냐!”남궁제룡

옆에 앉아 있는 약간 체구가 큰 중년인이 투덜거리는 투로 말하자 그 옆에 앉아

있는 학창의를 입은 선비풍의 중년인이 화를 냈다. 큰 체형에 부리부리한 눈을 한

중년인은 남궁 세가의 셋째 아들로 호왕(虎王) 남궁효기이다. 별호에서 알 수 있

듯이 그의 성격은 급한 면이 있으나 용맹스러움은 강호에 널리 알려져 있다.남궁

효기의 말에 화를 낸 장년인은 본부인의 둘째 아들로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해 수

많은 책을 읽어 학문이 높은 인물이었다. 사람들이 흔히들 남궁 세가에 문무쌍제

가 있다 한다.그중 문상(文上)이라 볼 수 있는 제석자(帝惜子) 남궁효위이다.

“장 사형과는 어릴 때부터 친형제처럼 지낸 사이이다. 네가 장 사형에게 아직도

미련이 남은 게로구나.””흥! 형님도 생각해 보십시오, 만약 이십 년 전 장 사형이 그러

지만 않았어도 누님은 죽지 않았을 겁니다. 그때 제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잘 알지 않

습니까! 저보다 제룡이가 더 화가 났을 것입니다. 누구보다 이화(異化) 누님을 잘 따르

던 제룡입니다. 그런 제룡이가 누님의 죽음을 듣고 얼마나 슬퍼했는지 아십니까! 이

화 누님이 태평장에 가지만 않았어도 아직 살아 있을 것입니다.””그만 해라.”남궁효기

가 흥분한 얼굴로 말하자 남궁자운이 조용하게 말했다. 그의 말에 남궁효기는 입을 다

물었다. 그만큼 남궁자운을 따른다는 이야기이다.”가려는 보았느냐? 나는 가려에게서

이화의 얼굴을 보았다. 며칠 전 가려가 세가에 왔을 때, 장 동생의 얼굴을 보았느냐? 나

는 보았다. 쯧쯧…, 가려의 얼굴을 보더니 그의 모습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 걱정이 되어

따라갔었다. 그런데 어떻게 하고 있었는지 아느냐? 허허…, 그 나이에 울더구나, 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