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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진작 알았더라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놈들과 사생 결단을 해보았을 것을! 나마저

놈들에게 순순히 고개를 수그리고 잡혀 오고 말았으니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소

년은 두 손을 꽁꽁 묶이었을 뿐만 아니라, 두 넓적다리까지 놈들의 발길에 걷어 차여

서 몸도 마음대로 움직이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소년은 긴 한숨을 내쉬고 나서 이를

악물고 두 눈을 꽉 감아 버렸을 뿐이었다.정여룡의 의기 양양한 냉소 소리가 또 한

번 들렸다.”헤헤헤‥‥‥ 우선 이 계집년의 두 손목을 잘라 버려라! 흥! 감히 이따위

계집년이 우리 봉명장엘 드나들면서 한구석에 처박혀 있었다니!”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유모라는 여자는 이미 두 장정 녀석들에 의해서 땅바닥에 나동그라지고 말았다.

찰칵, 매섭고 끔찍끔찍한 칼소리가 들리는 순간, 소년이 두 눈을 떴을 때엔 벌써

두 손목은 잘려져 있었다. 잘라진 팔목에서는 시뻘건 피가 줄기줄기 뻗쳐났다.유모라

는 여자는 피투성이가 된 몸을 벌레처럼 간신히 꿈틀거릴 뿐이었다. 절반이나 죽어

가는 여자의 몸에서 다시 두 손마저 잘라버리는 끔찍끔찍하고 무시무시하고 잔인 무

도한 소행.활수검 정여룡이란 놈은 고개를 돌이켜 싸늘한 눈초리로 소년을 흘겨 보

면서 여전히 징글맞은 냉소를 터뜨렸다.”헤헤헤‥‥‥ 헤헤‥‥‥ 네 이놈! 네 눈깔

로 똑똑히 봤지? 빨리 사실대로 고백해라! 그렇지 않으면 네놈의 두 손도 저렇게 잘

라 버리고 말 테다! “소년은 더 이상 참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격분에 가득 찬 음성이

돌발적으로 터져 나왔다.”정여룡! 이놈아! 네놈들은 너무나 잔인 무도하다! 저 유모는

가끔 나에게 무술 재간을 약간 가르쳐 준 것밖에 털끝만치도 네놈들에게 해를 끼친 일

이 없는 부인이다! 네놈들은 이렇게까지 극악 무도한 짓을 하고도, 앞으로 닥쳐올 보복

이 두렵지도 않단 말이냐?””보복이 닥쳐온다구? 핫! 핫! 핫! “정여룡은 껄껄껄껄 호

탕하게 웃어댔다.”이 형당에서 죽여 버린 인간의 수효는 수백 수천 명이다! 저따위 천한

계집년 하나를 더 죽였다고 해서 보복을 두려워하라구? 요 앙큼스런 녀석아! 빨리 실토

를 해라! 저 계집년은 평소에 네놈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왔느냐? 네 연놈들은 무슨

꾸미고 있었느냐?”소년의 눈초리에서는 원망과 저주가 불길처럼 뻗쳐 났다. 독살스런 눈

동자로 정여룡을 노려봤다.분화구가 터지는 것 같은 호통 소리였다.”나는 더 할 말이 없

다! 내게는 죽음이 있을 뿐이다! “”죽음? 핫! 핫! 핫!”정여룡은 여전히 음침맞은 웃음소

리를 기탄없이 터뜨릴 뿐”요놈! 이 젊은 장주님께서 네놈을 그렇게 편안하게 죽여 줄 것

같으냐? 이제 또 한 번 저 천한 계집년이 받는 형벌을 네 눈앞에 똑똑히 보여 주마!”

말을 마치더니 정여룡은 저편을 향하여 또 호통을 쳤다.”저 계집년의 두 발목마저 잘라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