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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협객이 하는 소리를 듣지도 못했단 말인가? 이건 저 청년 자신이 그렇게 하자고 완강히 고

집을 부린 거라니까‥‥‥”만빙여 아가씨의 얼굴빛이 금방 핼쑥하게 변했다.칼끝같이 뾰족한

음성으로 소리를 질렀다.”그건 안 돼 ! 내가 승낙할 수 없어!”만빙여 아가씨는 무슨 일이나 자기

멋대로 하며 자라났다. 자기 말 한 마디면 세상 만사가 그대로 된다는 듯 발끈 성미가 치밀어

올랐다.당장에 몸을 날려 두 사람이 서 있는 곳으로 달려들어가려고 했다.‥‥‥강주 아가씨

가 몸을 날쌔게 놀려서 그것을 가로막았다.”언니! 아마 저이에게 무슨 자신이 있을 거예요! 또

남아 대장부가 한 번 말을 입 밖에 낸 이상‥‥‥ 자기가 그렇게 하자고 자진해서나선 이상,

도로 그냥 주저앉을 수야 있겠어요?”비운이 옆에 서 있다가 두 눈동자를 두리번두리번 굴렸

다.피시식 웃고 나서 말했다.”저에게 좋은 방법이 있어요!”만빙여 아가씨가 발칵 소리를 질

렀다.”네게 무슨 좋은 방법이 있다는 거냐?”비운이 생글생글 웃으면서 대꾸했다.”결국 저 도

련님께서 무영객과 목숨을 내걸고 대결하는데, 쌍방이 꼭같이 일 대 일로‥‥‥ 어떤 사람도

“하하하! 하하하!”주육화상이 방정맞게 웃고 나서 말했다.”됐어! 됐어! 그거 참 묘안인걸! 생

각할수록 묘안이야!”만빙여 아가씨는 약이 바싹 올라서 호통을 쳤다.”지금이 웃고 있을 때예

요? 뭐가 묘안이란 말예요?”주육화상은 여전히 싱글싱글 웃으면서, 비운의 품에 안겨 있는 신

영궁을 지키는 신구(神狗)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강주 아가씨도 옆에서 생긋 웃으면서 말했다.

“이렇게 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을 거예요!”주육화상이 어깨를 으쓱하며 여전히 싱글벙

글 웃는 낯으로 말했다.”우리 조카가 아무리 눈치가 빠르대도 이번에는 나한테 졌단 말이야! 왜

냐하면, 저 개는 사람 축에 들어가지 않는 짐승이니까‥‥‥‥”만빙여 아가씨는 그제서야

석연히 알아차렸다.짓궂은 미소가 입가에 떠올랐다.”오라! 참, 난 깜빡 잊어버렸었군! 이 대

단치 않은 개 한 마리도 톡톡히 쓸모가 있을 때가 있군!”이때 소세옥이 별안간 몸을 홱 이편

으로 돌이켰다.등덜미에 서 있는 삼대 문파의 세 영도자들과, 동쪽 서쪽으로 갈라 서 있는

여러 사람들에게, 두 손을 맞잡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정중하게 입을 열었다.”방금 이 소세

옥이 천하제일방 방주와 약속한 세 가지 조건은 여기 계신 여러분들께서 똑똑히 들으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