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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지가 되자 충격을 받은 듯 멍해 있다가 몸을 떨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주위가 조용

해졌다.”이름이 없는 자들 같아 가벼운 농으로 넘어가겠다!”장찬의 말에 그들은 고개

를 마구 끄덕였다. 그 모습에 천여랑도 마음이 풀렸는지 계단을 오르기 위해 한 발 내

밀다 초일을 바라보았다.”부축해죠.”초일은 그녀를 부축하며 계단에 올랐다. 2층은 1

층보다 한산했다. 창밖으로 황하가 보이는 자리에 앉은 일행은 간단한 음식을 시키고 노

을이 지는 황하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멀리 분하(汾河)의 강물이 황하와 합류하는 모습

에 천여랑은 그 아름다움과 장관에 취했는지 중얼거렸다.”이렇게 황하가 아름답다고 생

각해 보긴 처음이에요, 어릴 때 바라본 황하는 색깔이 누렇게 되어서 똥물이라고 생각했

었는데…….”그녀의 말에 장찬이 미소를 지었다. 초일은 그저 아무런 생각 없이 강을 바

라보기만 했다.장찬은 미소를 지으며 천여랑에게 말했다.”나는 어릴 때 이 황하를 바라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단다.””어떤 생각이요?””강물이 시작되는 곳에서 분명히 동물들이 똥

을 싸서 강물이 이렇게 변한 거라고 말이야. 바보 같은 생각이었지? 나중에 커가며 아니라

는 것을 알았다. 그렇지만 어릴 때 본 황하나 지금의 황하는 변한 것이 없구나, 사람은 이

렇게 변해 가는데…….”음식이 나와 식사에 열중할 때 초일의 뒷자리에 앉아 있던 도사들

과 청년 두 명 중 청의를 입고 잘생긴 미남형의 남자가 다가왔다. 청색의 영웅건을 한 모

습이 그의 빼어남을 돋보이게 하고 있었다.”혹시 천 소저가 아니신지요?””제가 천씨 성

을 쓰는 건 맞는데요?””하하…, 무림에 검을 가지고 천씨 성을 쓰는 소저는 천여랑 소저

만이 존재하지요.”그 청년이 웃으며 그렇게 말하자 천여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무

엇보다 상대가 자신을 아는데 자신은 상대를 모른다는 것에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저,

그런데 누구신지?”그녀의 말에 청년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하하…, 저는 남궁 세가

의 남궁우라고 합니다.”장찬은 남궁 세가라는 소리를 듣자 안색이 변했다. 전대 가주가 그

의 스승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가며 남궁우의 모습을 살폈다. 장찬은

그가 지금의 가주인 첩혈객(捷血客) 남궁자운의 둘째 아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 당시

남궁우는 4살 정도의 아기였기때문에 장찬을 알 수 없었고 장찬 역시 몇 번 본 적이 없어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장찬이 남궁 세가를 나온 지 벌써 이십 년이 넘었던 것이다.

남궁우가 자신을 소개하자 천여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름은 들어 보았기 때문이다. 근

래에 명성을 날리는 오대 세가의 신진 고수들을 오룡삼봉이라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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