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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었다. 그 광채는 마치 두 줄기 무지개처럼 무영객의 얼굴 위를 비로 쓸듯이 더듬고 있었다.그의 태도

나 표정은 명랑하고 경쾌하기 비길 데 없었다. 그것은 절대로 무예계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하나의 마

귀 같은 존재를 눈앞에 세워 두고 있는 사람의 태도가 아니었다. 흡사, 무예계에서 보잘것없는 삼, 사

류의 인물 하나를 눈앞에 대하고 있다는 것같이 태연자약하고 여유 작작하며 보기에 따라서는 오만

불손하기까지 했다.광장에 모여든 모든 사람들은 소세옥이 과연 뭣을 믿고 이런 태도를 취하는지 도

무지 영문을 알 수 없어서, 극도로 긴장한 얼굴들을 서로 쳐다보며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있었다.

마침내, 백 명 가까운 무예계의 고수급 인물들이, 초조와 불안과 공포의 착잡한 심정으로 귀추를 주

목하고 있던 삼 합이라는 조건부의 결투가 시작되었다.소세옥은 아주 가볍게 오른편 손바닥을 높

이 쳐들었다.애당초부터 털끝만큼도 힘을 쓰는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흡사 그림이라도 그리는 사

람의 손같이 몇 번인지 휘적휘적했을 뿐이다. 그것은 어느 모로 보나 적을 상대로 장력(掌力)의 싸움

을 하겠다는 사람의 공세(攻勢)는 아니었다. 마치 손을 흔들어서 어떤 사람을 저편으로 비켜 서라는

듯이, 지극히 경쾌한 동작에 불과했다.소세옥이 손을 쓰는 품이 지나치게 경쾌했기 때문에, 무영객

은 도리어 극도의 경계심을 품었다.그것은 현재의 소세옥의 무술 실력이나 재간은, 그 깊이나 높이

를 경솔히 단정해 버리기 어렵기 때문이었다.어쨌든, 무영객은 또 한 번 징글맞은 웃음소리를 터뜨

리면서, 별안간 오른편 팔을 홱 뿌렸다.그의 장풍(掌風)은 성난 파도가 휘몰아치는 듯, 천지가 진동

할 듯 무시무시한 소리를 냈다.별도 달도 빛이 변해 버리는 듯, 대지가 흔들흔들, 뇌성벽력 같은 소리

에 귀가 찢어지는 것 같아서, 광장에 서 있는 모든 고수급 인물들은 얼굴빛이 백지장처럼 핼쑥하게

변했다.이미 걷잡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소세옥이 경쾌하게 흔든 지극히 가벼운 일장(一掌)도 반드

시 무궁무진한 위력을 지니고 있는 공세라고는 생각하면서도, 결국 여러 사람들은 소세옥의 일장이

무영객의 일격을 감당해 내지 못할 것이며, 공격은 그만두고 수비해 낼 힘조차 발휘하지 못할 것이

라는 판단을 내렸다.무수한 사람들은 저마다 두 눈을 크게 뜨고 광장 한복판을 응시했다. 그들의 추

측과 조금도 틀림없이, 무영객의 억세고 무시무시한 장풍은 요란스런 음향과 함께 곧장 소세옥의

앙가슴을 겨누고 급습해들어 갔다.무술의 조예가 전혀 없는 사람은 물론 알아볼 수 없지만, 광장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고수급 인물들인지라, 누구나 한눈에 소세옥이란 청년은 무영객의 일

격에 생명을 빼앗기고 말 것이라고 단정했다.삼대 문파의 세 영도자들은 너무나 큰 실망에 주저앉

을 듯이 맥이 풀려서 한탄을 금치 못할 뿐이었다.”허어 ! 기막힌 일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