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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란 옷을 입은 젊은 여자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네, 사실입니다, 선배님!””그래, 어떤 사람이

죽었단 말이냐?””아미수로 노인이 죽었고 성수신검 정기봉의 따님도 부상을 입었으며, 또‥‥‥

저의‥‥‥ 방금 노상에서 사람들이 하는 소리를 들으셨죠? 무예계의 삼기(三奇)라 일컫는 세

사람도 모조리 죽었다구요.‥‥‥ 그 세 사람들도 역시 봉명장 사람들이죠!”그 노인은 고개를

쳐들고 한참 동안 뭣인지 깊은 사색에 젖어 있었다. 하얀 두 눈썹이 바르르 떨렸다. 마음속에 지

극히 곤란하고 난처한 사건이 서리어 있는 것 같아 보였다.잠시 그대로 침묵이 흘렀다.노인은

그제서야 젊은 여자에게 또 물었다.”그 무영객의 신법이 신출 귀몰하다는 네 말은 사실이냐?”

새파란 옷을 입은 여자는 어디까지나 자신을 가지고 대답했다.”그럼요! 뭐라든가요? 참, 저 현천

무영신법이라고 하더군요.”그 말을 듣자 노인은 얼굴빛이 약간 핼쑥하게 변했다. 두 눈을 똑바로

떠서 새파란 옷을 입은 젊은 여자의 얼굴을 뚫어지도록 노려보며 성급히 또 한 번 다짐을 했다.

“얘! 네 말이 정말이란 말이냐?””네! 정말이구 말구요! 그런데 노인께선 왜 그러시죠?”그러나 노인은

아무 대답도 없이 두 눈을 꽉 감아 버렸다. 마치 임종을 하는 사람같이.한참 있다가 노인은 서서히 눈

을 떴다. 고개를 옆으로 흔들흔들하며 혼자말처럼 중얼중얼했다.”그 사람이 아닐 게야! 아무래도

그 사람은 아닐 게야!”새파란 옷을 입은 젊은 여자가 답답함을 못 참겠다는 듯 성급히 물었다.”선배

님! 노인께서는 그 사람이 누군지 알고 계신가요?”노인은 엄숙한 표정을 하고 천천히 점잖게 대답

했다.”아직은 시기 상조다! 지금 한 마디로 속단을 내리기는 어렵다. 애당초에 나는 어떤 한 사람이

아닌가 하고 추측을 하고 있었지만, 이제 너의 말을 듣고 보니 그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는 것을 깨

게 되었다.”새파란 옷을 입은 젊은 여자는 궁금해서 견딜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노인께서는 애당

초 누구라고 생각하셨나요?”노인은 고개를 또 옆으로 흔들었다.”이미 그 판단이 잘못된 것을 깨달

은 이상, 그 사람의 성명을 말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니? 얘! 아무런 정확한 근거도 없이 사람을 의

심한다는 것은 일종의 죄악이니까‥‥‥‥”젊은 여자는 끝까지 캐고 들어가고 싶다는 듯 추궁

했다.”그러면 선배님께서는 애당초 뭣을 근거로 하시고 어떤 사람 하나를 추측의 대상으로 삼

으셨던가요?”노인은 별안간 두 눈을 크게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