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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놀라는 듯 흙먼지와 모래가 넓은 공간을 온통 뒤덮었다. 달도 별도 빛이 변하는 듯했다.광장 언

저리에 서 있는 사람들은 뭐가 뭔지 분간할 수도 없게 되었다. 단지 몽롱하고 수선스런 시야 속에

서,”으아아악!”하는 비명 소리와 함께 어떤 사람의 그림자가 땅바닥에 벌렁 나자빠지는 것을 인식

할 수 있을 뿐이었다.”이쿠!””아아앗!””둘 중에 하나는 죽고 마는구나.”광장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저마다 소리를 질렀다.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대경 실색했는지 모른다

. 왜냐하면, 워낙 수선스럽게 휘몰아치는 흙먼지와 모래가 완전히 두 사람을 말아 버렸기 때문에,

형체를 똑똑하게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쌍방이 똑같이 결사적인 일격(一擊)을 가했음에 틀림없

었다. 따라서 둘 중에 하나가 거꾸러진 것 또한 틀림없는 사실이었다.매약화, 강주, 비운‥‥‥ 그

리고 입을 비죽거리며 약이 바싹 올랐던 만빙여 아가씨까지도 경각을 지체치 않고 훌쩍 몸을 날려

흙먼지가 휘몰아치고 있는 광장 한복판으로 달려갔다.굵직한 소나무 아래 서 있는 자운 아가씨도

물론 대경 실색해서 자지러지며 소리를 질렀다.”아앗! 어떻게 되는 판이죠?”그러나 지극히 부드럽

고 자상한 노인의 음성이 아가씨의 귓전에서 속삭였다.”얘! 저 청년이 나자빠질 리는 없을 것이다.

저 청년은 이미 양가(兩家)의 절기(絶技)를 일신에 지닌 몸이다. 만약에 이 스승의 판단이 과히 틀

림없다면, 저 청년은 영산의 대승심법(大乘心法) 중에서 진천수(震千手)라는 수법에다 신영궁의

장법(掌法)을 겸용했을 것이다.”맞았다!자운 아가씨의 스승 세심신니 노파의 판단은 추호도 틀림

이 없는 것이었다.매약화, 강주, 비운, 만빙여 네 아가씨들이 광장 한복판으로 달려 들어 저마다

몸에서 일어나는 바람으로 흙먼지와 모래를 헤쳐 버렸을 때,”와아아!”네 아가씨들은 이구 동성

으로 환호성을 지르고 각각 몸을 멈추고 섰다.”나무 아미타불!”명원상인(明遠上人)은 점잖게 불

호(佛號)를 외고 있었다.매소천과 제일명은 빙그레 소리 없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끄덕하고 있었

다.세 영도자 뒤에 서 있는 화산파의 팔검(八劒)과 철배신타(鐵背神駝)는 다같이 껄껄껄 웃고 있

었다. 묘강삼살(苗疆三殺) 중의 홍구파(紅鳩婆)와 흑선풍(黑旋風) 오량(吳亮)은 두 눈에서 불길

이 뻗쳐 날 것만 같이 격분해서 씨근벌떡거리고 있었다.천하제일방의 여러 사람들은 두 눈이 휘

둥그래져서 입을 딱 벌린 채 어리둥절했다.광장 양편으로 갈라 서 있는 봉명장 사람들과 동도(

東盜), 서기(西欺) 등 여러 사람들은 저마다 까닭을 알 수